세기의 괴... 아니 걸작 <우부메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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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롭게 엣지를 세우신 교고쿠 나츠히코 선생님의 존안으로 시작합시다(....)

 이분 진짜 평소에도 저런 음양사간지 복장X근엄한 표정으로 다니는 걸까요(...........)

 내 머릿속의 교고쿠 나츠히코 선생과 너무 싱크로가 잘 돼서 무섭습니다. 현실에 존재해도 되는 거냐, 저런 사람이!!!

 

 전설의 초 괴작....아니 초 대작 <우부메의 여름>입니다.

 지금이야 뭐 누구나 인정하는 걸작입니다만, 발간 당시 엄청난 찬반양론에 휩싸였다고 하네요. 그 이유야 뭐 "그걸 트릭이라고 썼나요? 님 지금 장난^^?" 이라거나 "탐정의 능력이고 뭐고 다 반칙이잖아! 미스터리로서 실격이다!" 정도였겠네요.

 교고쿠 나츠히코는 '트릭' 이 아닌 '플롯'을 엄청나게 아크로바틱하게 구사하는 작가입니다. '미스터리'라는 것은 트릭도 트릭이지만 플롯(인과) 도 중요하지요.  <우부메>는 물론이고 후속작 <망량의 상자> 에서는 진짜로 "미, 미쳤어 이 사람!" 싶을 정도로 복잡한 플롯을 엮고 푸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런 능력을 평가받았기에 찬반논쟁을 극복하고(...) 오늘의 대가 교고쿠가 있게 된 거겠죠!

 

 <우부메>는 태평양전쟁이 끝난 직후, 대대로 산부인과를 해 온 '구온지' 저택에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사건 이야기입니다.

 그 소재 하여 상상임신.

 20개월 동안 상상임신중인 구온지 교코와 행방불명된 남편 마키오.  소설가인 세키구치는 어쩌다가;; 교코의 언니 료코의 의뢰로 구온지 가에 방문하고, 거기서 교코의 양수가 터지면서 동시에 시랍화 한 마키오의 시체가 등장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마치 교코가 시체를 낳은 것처럼.

 이 사건과 구온지 가에 얽힌 '저주'의 비밀을 헌책방주인 겸 음양사 교고쿠도와 초능력탐정(...) 에노키즈가 푼다! 는 게 대략의 시놉이겠네요.

 

 여기서부터는 다소 스포가 될지도 모르겠으니 주의를;;

 

 이 사건의 진상이라는 거, 엄청나게 간단합니다. '반칙이다!' 소리가 당연히 나올 정도죠. 옛날 같으면 그런 거 쓰면 업계에서 매장당했을지도-_-;;;;

 간단한 만큼, 읽는 쪽은 "그래,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어" 라고 멋대로 속아넘어가 버려요. 아니 아예 그럴 가능성을 머리에서 제해 놓고 시작하죠. 제가 그랬다능-_-;;

 이 간단한 진상을 미처 거들떠조차 보지 않기 때문에, 사건은 복잡하고 불가해하게 보이게 됩니다.

 사실 그거예요. 우부메를 비롯한 교고쿠도 시리즈의 테마는.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 그 '사이'에 작용하는 인간 심리의 작위성과 불확실성, 애매함이야말로 모든 비극이 일어나는 원인이며, '요괴'가 깃드는 맹점이 동시에 주술사인 교고쿠도가 '퇴치' 하거나 '정화'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간 심리가 빠져드는 '오해'가 교고쿠도 시리즈의 플롯 상 핵심입니다. 이 사건이 저 인물에게 어떤 오해를 초래하였는가. 그 오해로 인해 그는 어떤 행위를 하며, 그 행위가 또 어떤 오해를 낳는가...

 그렇기에 교고쿠도 시리즈는 항상 '인간'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곧 세계를 만들죠. <우부메의 여름>에서 중요하게 쓰인 모티프로 "양자역학"이러거나 "가상현실"이라는 게 있는데, 이는 곧 인간의 마음에 의해 결정되는(혹은 애매해지는) '세계'를 뜻합니다.

 <우부메의 여름> 이라는 소설 역시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에 의한 "가상현실" 세계입니다. 여기서 작가는 그 '세계'가 읽는 이의 마음에 선명하게 그려지도록  공을 들이고 있어요. 그 일례가 악명높은-_-;;;;; 초반 교고쿠도의 장광설 러시입니다. 뭐, <반지의 제왕> 에서 초반에 이야기랑 별 상관도 없는 호빗 담배피는 얘기 같은 설정을 주야장창 늘어놓는 거랑 비슷할까요. 네네 설정크리입니다(....).

 

 아마 미스터리 독자에게는 '설정' 이라는 것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왜냐하면 '미스터리는 현실 세계를 모델로 한다' 라는 고정관념 혹은 선입견이 상당히 오랫동안 통용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교고쿠 나츠히코가 등장한 이래로는, 꽤 여러가지 바뀐 것 같아요.

 교고쿠 나츠히코처럼 '세계로 테마를 상징한다' (그 반대일지도 모르겠네요) 는 기법도 있는가 하면, "세계를 룰로 삼은 트릭(혹은 플롯)으로 미스터리를 성립시킨다" 는 경우도 있습니다(교고쿠 스타일이 이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앞서 감상란에 리뷰한 <살룡 사건>이 요 경우겠네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세계를 룰로 삼는다' 는 발상은 사실 옛날옛적부터 있었습니다. 유명한 본격 미스터리 작품들은 모두 '현실 세계' 라는 '룰'에 기반한 작품들이죠. 그러나 '현실적' 발상이 여러모로 포화상태가 되고, 독자의 흥미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가상현실, 혹은 SF나 판타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들이 속속 나오게 되었다, 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만은 아니고 어디서 주워읽은 평론 같은 데 비슷한 얘기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뭐 길게 썼는데, 요약하자면

 

 Oh Oh Oh Oh

 냉정한 본격빠들아!

 인간 깜짝상자 교고쿠 나츠히코가 왔다!!

 

 ...정도 되겠습니다.

 

 아래는 보너스 <추젠지 아키히코의 굴욕... 아니 꽃미남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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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판에선 분명 이런 아저씨였던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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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판에선 이런 간지가 왠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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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바타 타케시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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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너스는 애교!

 

    경향신문에서 <이 작가가 수상하다> 시리즈 칼럼을 연재하는데, 교고쿠 나츠히코 편이 있습니다. 이것도 봅시다

by 오렐리아 | 2009/10/06 17:46 | 책덕질 | 트랙백(1)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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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데지코의 포토샵 놀이방.. at 2009/10/07 00:36

제목 : 뭐 언젠가는 적으려고 한 것이니까.
세기의 괴... 아니 걸작 &lt;우부메의 여름&gt;통칭 교고쿠도 시리즈에 대한 저의 감상은 좀 다릅니다. 저 사람의 이야기는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요괴" 와 "괴담"의 탄생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봅니다. 즉, 소설이 내용이 과거에 일어 났다면 바로 괴담 혹은 요괴로 되는 것인데.차이점 이라면, 그 과정에서 "음양사" 형님이 들어와서 요괴(괴담)울 퇴치하고 이야기를 현실로 돌려 놓는 과정이지요. 뭐, 보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more

Commented by 니시오 at 2009/10/06 18:24
교고쿠에 대한 찬반양론은 한국 본격 독자들 사이에서도 있었죠. 지금도 있구요. 그것은 아마도 현실이라는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거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현실은 뉴턴 역학이나 근대 과학 데카르트주의적인 기계론적 유물론이죠. 그리고 양자역학이나 정신분석학 이런 것들은 그 기게론적 유물론과는 다른 현실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거 아닐까요. 사실 기계론적 유물론=현실 이건 말도 안되는 얘기고. 철학적 혹은 과학적으로 보면 기계론적 유물론 사실 지배적인 이론, 지배적인 철학 (혹은 과학)에 불과한 거죠. (지배적인 이론과 현실 자체를 혼동하는 것은 반지성주의의 일종이겠구요.)

그리고 그 점에서 교고쿠의 '이상한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모던한 신조가 기계론적 유물론 바깥의 것들까지 철학과 과학으로, 즉 현실로 아우른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본격 독자들도 있게 되는 거죠. 한마디로 말하면 철학에 대한 호오랄까요. 혹은 반대하는 쪽 입장에서 말하면 현실이란 기계론적 유물론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신념이거나.

재밌는 것은 라이트노블에서도 세카이 계의 경우엔 양자역학의 논리가 (혹은 독일 관념론적 논리가) 차용되고 있다는 거죠. 예를들면 하루히가 신이라든지. 이걸 에스에프로 볼 수도 있지만 지배적이지 않은 철학(과학)에 의한 새로운 현실 해석으로 볼 수도 있는 거죠. 라캉 정신분석학에 의하면 현실 자체는 인간이 만든 판타지에 불과한 거니까요. 오히려 현대 철학이나 현대 과학은 기계론적 유물론 보다는 차라리 하루히나 교고쿠의 손을 들어줄지도 모르죠. 더 철학적으로 옳다든지 더 과학적으로 리얼리즘적이라든지 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님처럼 교고쿠를 에스에프나 판타지를 도입한 사파 미스테리로 볼 수도 있지만 저처럼 현실이라는 차원을 확대한 모던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도 있는 거죠. 그 차원에서 교고쿠의 찬반양론도 존재하는 거겠구요. 어쨌든 교고쿠가 니시오보다 본격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비록 그것이 새로운 현실성이라고 할지라도 어쨌든 현실성이라는 본격의 조건을 만족시켜준다는 거죠.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일견 현실적이지 않을 것조차 현실로 설명이 된다는 것이 오히려 미스테리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증폭시켜줄수도 있구요. 그점에서 교고쿠의 “이 세상에 이상한 일 같은 건 아무것도 없다네, 세키구치 군.” 이말은 의미심장한 말이 되는 거죠. 이말은 말하자면 본격 독자들의 신념을 압축해서 표현해주고 있다고 할까요. 결국 미스테리라는 것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으면 안되고 과학적 현실적으로 설명이 되어야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는 장르니까요. 즉 사람들은 미스테리 자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현실적으로 과학적으로 해결된다는 모더니즘적 신념을 좋아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07
아; 아니 전 별로 사파라고 생각하는 건 아닙;;; 오히려 그 사파라고 생각하기 쉬운 부분은 원래 미스터리가 갖고 있는 성격이니까 별 이상할 거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사파라고 치면 누구누구같은 사회파야말로 사파죠;;;;

여튼 세계관의 차이로 호오가 갈릴 수 있다는 것도 맞지만, 그 부분은 이 글관 별 상관 없는 부분이라 다루지 않았습니다. 저는 철학이나 사상론 같은 데는 이제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장르가 어떻게 변하고 어디로 가며 그게 어떻게 실천되는지 궁금할 뿐이라서 그런 시각으로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

교고쿠도 시리즈가 '모던함'을 가졌다는 거야 추리소설 내지 탐정소설이라는 형식만 봐도 확연합니다. 특이한 건 '모더니즘'이란 게 서양적인 가치판단 함의를 가졌다면 교고쿠도는 '동양적'인 '빙의 떨쳐내기' 의 제의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아무래도 '현실적' 이라는 말이나 '모던함'이라는 말을 제각각 좀 다르게 정의하고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 부분의 오차를 어떻게 없다고 치면 저나 님이나 가진 그림은 거의 비슷한데, 그 중 뭘 말하지 않고 무엇을 굳이 말하느냐 그리고 그 말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28
아 그리고 윗글은 교고쿠도 시리즈는 설정에 의한 판타지 미스터리입니다~ 라는 말을 하려는 것도 아니었어요~

교고쿠도 시리즈의 '설정'은 판타지나 SF에서의 설정과는 좀 다른 역할로 쓰이고 있어요. 이게 플롯이나 테마랑도 연관되면서 얘기가 복잡해지는데, 여하튼 SF로 볼 수 있다고 해도 판타지로는 보기 어려울 듯합니다. 판타지라기보다는 전기소설이네용. 여튼 미스터리의 '설정'은 '복선' 이라고 받아들이는 게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모개 at 2009/10/06 18:49
윗님 무서워...왠지 나의 덧글의 하찮게 느껴진다..

저는 이 시리즈를 정발된 순서를 거꾸로 보았습니다. 광골의 꿈→망량의 상자→우부메의 여름 식으로요. 별 큰 이유는 아니고 도서관에 남은 걸 빌려보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죠. 그런데 제가 볼때는 우부메의 여름이 솔직히 제일 기겁했달까 무시무시했습니다. 광골의 꿈은 대충 광신도에게 엮겨 인생망친 여자의 이야기, 망량의 상자는 친구 잘못 만나 X된 이야기 대충 이런 식으로 분류했는데 우부메의 여름은 생리하기도 전부터 성폭행당한 이야기... 이런 식으로 압축이 되니 원.

그리고 은근히 이 시리즈 여자의 성관계가 빠지지 않고 나오더군요. 더군다나 망량의 상자는 근친크리.
하지만 또 정발되면 손되겠지요...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10
무, 무서워하지 말고 덧글을 달아주세요(...)
성에 관한 문제야 뭐 거기 얽힌 인습적이고 미신적인 이미지가 많으니(...) 빈번하게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아 저는 망량이 제일 충공깽이었네요. 우부메도 엄마야 꺄악 하고 덜덜덜 떨었지만 말입니다;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정말로.

저도 정발되면 총알같이 달려가서 살텐데, 소식이 나오다 말다 하네요ㅜㅜ
Commented by 幻夢夜 at 2009/10/06 19:29
이건 사담이지만, 교고쿠도 시리즈에 진짜 요괴가 나올 일은 있을까요...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10
포기하면 편합니다.........
Commented at 2009/10/06 20:2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32
네 봤습니다 뭐 그 부분에 대해선 걱정 마세요'ㅅ'
Commented by 니시오 at 2009/10/06 20:33
저도 사실 철학이나 세계관, 사상론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그게 어떻게 세일즈 포인트로 연결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할까요. 그점에서 저는 독자를 까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독자를 깠던 사토 유야와 독자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니시오의 판매 부수 차이만 봐도 알 수 있죠;) 독자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의 대상이 되어야 프로인 거죠.

즉 저는 본격 독자의 '세일즈 포인트'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디를 찔러줘야 오르가즘을 느끼는가, 뭐 이런거죠.

제 논지는 교고쿠는 전기나 판타지나 에스에프가 아니기 '때문에'(즉 어디까지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에 충실하기 때문에) 본격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걸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찬반양론도 생기는 거구요. 그러니까 님과 저의 논지는 확실히 다른 측면이 있는 거죠.
Commented by 무념무상 at 2009/10/06 20:34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한다. 인간의 간사한 마음입죠.이건 실제로 실험으로도 입증된 것이고요. 우부메의 여름은 그걸 트릭으로 활용한 것 뿐이죠. 이게 말도 안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저 문구의 함정에 빠진 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상상임신은 상식이니 패스하고, 세키구치가 거시기해서 거시기한 부분을 저는 메인 트릭으로 상정했습니다.)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42
아 저는 세키구치 부분을 트릭이라기보다는 플롯으로 봤지만 '서술트릭'도 트릭이라 불리니 트릭은 트릭이군요. ...말이 뭔가 복잡해지는 듯;;;

여하튼 작품의 '약점'이라 치부될 수 있는 부분을 '설정크리(...)'의 힘으로 테마화, 트릭화한다는 게 교고쿠 나츠히코의 대단함이라고 생각되네요. 완전 괴물!
Commented by 니시오 at 2009/10/06 20:36
예를들어 님처럼 교고쿠를 동양적으로 오컬트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저처럼 오히려 반대의 관점에서 서구적 과학에 의한 동양적인 것들에 대한 모더니즘의 정ㅋ벅ㅋ로 바라볼 수도 있는 거죠. 여기서 전통적인 미스테리 독자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부분은 후자의 관점이라는 거죠.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0:40
으음... 그렇군요. 저는 '본격' 독자라기보다는 미스터리에 재미를 느끼는 독자층 전반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따, 딱히 본격빠를 까려는 건 아닌데 그렇게 보이나요;; 덜덜덜;;;
그냥 저쪽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쪽은 이렇습니다. 이쪽도 나름 이유 있습니다 존중해주시죠 정도의 감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서구적 과학에 의한 동양적인 것들의 정복, 이란 대목은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제가 알기로 교고쿠 나츠히코가 사용하는 '제의'는 지극히 일본 특유의 논리 감각이 반영된 고도의 '동양적' 상징체계인데... 물론 현대화/서구화된 부분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요.
Commented by 니시오 at 2009/10/06 20:46
상징체계는 상징계라는 점에서 최근의 라캉학파의 정신분석학과 닮아 있죠. 어찌보면 기계론적 유물론이 간과한 것을 정신분석학이 전근대에서 다시 들여왔다고 해도 좋겠죠. 9프로이트의 토템과 터부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겠구요. 교고쿠도 광골의 꿈에서 대놓고 프로이트를 차용하고 있죠.)

예를들어 정신분석가와의 카운셀링 행위는 교고쿠에겐 음양사의 제의 행위에 상응하는 무엇이 되는 거죠. 제 생각엔 교고쿠가 동양적인 것에 더 깊숙히 들어갈 수록, 그 결과, 서양적인 것에 의해 동양적인 것이 더 깊숙히 정ㅋ벅ㅋ되는 카타르시스를 '증폭'시켜주게 되는 거죠.

제 문제의식은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기 보다는 본격 독자들의 취향을 분석하고 그것을 어떻게 만족시켜줄 것인가 뭐 이런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결국 제 목적은 본격 독자들에게 어떻게 소설을 팔아먹을 것인가 라고 할까요(웃음)
Commented by 니시오 at 2009/10/06 21:02
진리는 말해질 수 없고 상연될 수 있을 뿐이다. 라는 라캉의 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근대 과학이 현실을 사유하기엔 불충분했던 것이고 교고쿠의 동양에 기대는 차원은 그래서 그런 식의 근대 과학 vs 현대 철학(과학)의 전선에서 현대 철학에 편에 서기 위한 진리의 상연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일종의 연극과도 같은. 하지만 그 본질적인 맥락은 결국 모든 것은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고 (즉 음양사의 행위들도 다 합리적 이유가 있고) 이상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되는 거죠. 즉 동양의 음양사조차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강한 서구적 관점이라고 할까요. 근대 과학보다도 더 업그레이드된? 뭐 저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 점에서 교고쿠는 본질상으로 보면 오컬트의 정반대이고 서구적 모더니즘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차라리 요시모토 바나나가 더 오컬트스럽죠. 아무 설명도 없다는 의미에서; 오컬트라는 것은 신비적인 것을 말하는 것인데 네이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와 있죠.

오컬트(occult) 또는 비학(祕學)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인 현상, 또는 그에 대한 지식을 뜻한다.

그런데 이미 언급했다시피 교고쿠는 바로 저 오컬트적인 무엇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부정하고 있죠. 그 부정이 교고쿠도 시리즈의 테마가 되고 있고 그것이 더 나아가서는 본격 미스테리 추리 소설의 본질이기도 하다는 거죠.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1:46
그, 글쎄요;;; 음양사나, 주술사들의 주술적인 행위가 '합리' 화라는 건 맞지만 이것이 서양적인 맥락에서의 과학적 합리성이라는 건 일단 아닌 것 같군요. 이것이 과연 서구적인 관점일지. 동양 고전 전기물, 기담 괴담 종류에서도 충분히 도출되는 종류의 논리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논리라는 용어 자체가 서양스럽게 들리지만, 마땅히 대체할 말을 모르므로 일단은 쓰고 있습니다. 굳이 변환하면 이치라거나 理 정도랄까요... 에 저도 일단 교고쿠가 동양적이든 서양적이든 오컬트 세계로 귀착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한편 동양에서의 주술적 세계관과 서양적 오컬트는 좀 의미가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편의상 동서양 모두를 통틀어 오컬트적이라고 쓰고 있습니다만... 물론 서양의 오컬트가 동양에서 유래된 면도 있지만, 걔네들은 기독교식 사이언스 세계관이라는 게 일단 지배적이었으니,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발달되었다고 봅니다. 다만 제가 이쪽에 대해서는 그노시즘에 대한 책 몇권과 프란츠 바르돈(...) 정도밖에 몰라서 무지에 의한 오류가 있을 수 있겠네요.

교고쿠 나츠히코의 '논리'가 본격 미스터리의 그것에 의한 결과로 귀착된다는 말씀은 저도 동의하지만, 저는 그 과정이 서양식의 본격과는 꽤 다른 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에 거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맥락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니시오 이신의 소설도 별 다를 거 없어요(...). 심지어는 시즈루 시리즈도 완전히 교고쿠 파크리처럼 이상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으로 말하고 어떻게든 현실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변별력은 '과정'의 질에 있는데... 뭐 이것은 언젠가 니시오님도 말씀하셨으니'ㅅ')/

저자신이 뭐 목적을 말할 레벨은 아니지만 일단 지금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수도 있어요~ 라는 걸 보여주는 걸로도 족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본격 미스터리 독자를 어떻게 만족할까, 라기보다는 미스터리를 안 읽는 독자까지 미스터리 빠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는 게 되겠네요. 질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스타일' 면에 더 중점을 둡니다.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1:46
2000년대 이후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혼란스런 상황을 짐작하기에 딱 좋은 문서가 있어서 한번 번역해 보았는데, 이건 그냥 프레젠트입니다(...). 원래 개인홈인지 블로그인지에 올라온 글이었는데 꽤 재밌네요. 글쓴이의 허락을 아직 못 얻어서 그냥 혼자만 잉여할 때 보고 있었는데;; 살짝 올려두겠습니다.

http://pds15.egloos.com/pds/200910/06/76/00000.hwp
Commented by 셸먼 at 2009/10/06 21:24
교고쿠가 좀 짱입니다. 요괴 추리 요괴 추리 하길레 봤는데, 새로운 세계를 보았던 소설들.
철서의 우리가 하루빨리 정발되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1:46
ㅇㅇ 짱입니다. 그야말로 충공깽;
철서 언제 나오나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ㅠㅜ
Commented by 토모세 at 2009/10/06 21:59
나의 교고쿠도 형님은 그렇지 않아!! 클램프 개객기들아!!
랄까… 영화판 교고쿠도 형님 뒤에 있는 사람은 세키구치군인가요.

철서의 우리는 지금 손안의 책에서 작업중이라고는 하는데 워낙에 느려갖고(...)

과연, 장광설 러시는 '세계관의 구축'으로 볼수 있는 거였군요.
그래서 작중 초반에 나와야 하는 거였어.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2:02
크, 클램프식 미형 캐릭터도 자세히 보면 조,조금 좋을지도...! 랄까 솔직히 미형이 좋긴 해요. 괴형보다는-_-;;;

여튼 영화판 교고쿠도 뒤편의 세키쨩 맞는 것 같습니다(...) 싱크로 백프로!!
Commented by 토모세 at 2009/10/06 22:04
아니, 사실 제가 생각하는 교고쿠도 형님은 좀 더 미형입니다 - 뭐

애니판은 교고쿠도 형님보단 에노키즈 '신님'의 디자인에 분개했습니다.
그건 미청년이 아니라 미소년이잖아요.
Commented by 오렐리아 at 2009/10/06 22:08
아ㅋㅋㅋㅋ 미소년ㅋㅋㅋㅋ
저도 애니판 에노키즈는 상상보다 덜 느끼한 것 같아서 맛이 없더군요(...)
에노키즈는 좀 흐물흐물~ 하고 또라이같은 면이 외모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트러블메이커 at 2009/11/07 22:40
확실히 읽어보니까 이건 뭐 앞의 상황 가지고는 절대로 추리를 못하는(....아니 원래 저것이 추리소설

이었던가?;;) 그런 전개라서 참 난감했었는데.... 뭐 그래도 읽어보니까 참 재미있었습니다(하지만 후속

작은 못 읽겠다는 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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