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딕 로망> by 온다 리쿠
[IN POCET] 또 하나의 후기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 에세이집 [소설 이외]에 재수록
고딕 로망이라는 말을 안 것은 애독하고 있던 소녀만화잡지에서였다.
나의 기억에 의하면 '운명에 이끌려, 변경의 저택이나 성으로 찾아온 히로인이 수수께끼 어린 무서운 일들과 조우하는 이야기' 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고딕 시리즈라 이름하여 매회 장편과 단편 작품을 게재한다, 라는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야마다 에미코, 타다츠 요우코, 미하라 쥰 등이 등장한 그 시리즈는 모두가 걸작들만 모여 있었다.
다음으로 고딕 로망을 의식한 것은 TV에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를 보았을 때였다. 맨덜레이의 장려한 저택에 정신을 빼앗기고, 거기 머무르는 전처 레베카의 불길한 그림자에 두려워하면서도 매료되었다. 듀 모리에의 원작을 읽고 그 재미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고딕 로망인 전기물에도 닿는 것이 당연하니, 나카무라 료나 요코미조 세이시의 끈적끈적한 피의 인연에도 한동안 빠졌다.
그러나 역시 정통파 고딕 로망은 내 꿈이었다. 아아, 장려한 서양식 저택에서, 미소녀를 내 마음껏 겁에 질리게 만들고 싶어.
작가가 된 후 처음에는 어떻게든 작품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에 온 힘을 썼다. 무엇을 쓰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쓸 수 있을까가 문제였던 것이다. 다음 작품을, 이라는 말을 들어도 자신 안의 서랍이 언제나 텅 비어 있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 두려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흥미를 가진 것을 쓰면 된다고 알게 된 것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쓰기 시작했을 때였다. 책이 좋으니까 책 이야기를, 그럼 수수께끼 풀이도 야간열차도 소년소녀도, 라고 연작을 쓰는 동안, 그런가, 그것도 쓸 수 있어, 이것도 쓸 수 있어, 이것도 저것도 다 좋아, 라는 식으로 서랍 안의 물건이 늘기 시작하는 것을, 흥분하며 발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는 고딕 로망을 발견했다. 오오, 그런가.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숙원의 고딕 로망을, 자신의 소설 속에서 쓰면 되지 않는가!
그리하여 나는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썼다. 속세와 격리된 기숙학교. 그곳에 편입온 미소녀. 수수께끼 어린 미소년들. 수상한 교장. 파티와 다과회. 불길한 전설. 그리고 살인사건. 와하하하하, 어떠냐! 이런 곳 절대로 존재하지 않지만, 이것이 나의 고딕 로망이다!
(2004년 1월호)
=============================
여러가지 의미로 "역시 이런 거였어 이사람!" 이라는 감상이 퐁퐁 솟는 에세이다.
온다 리쿠는 확신범. 게다가 유쾌범.
이글루스 가든 - 하루에 한 장~ 꾸준히 번역하기
[IN POCET] 또 하나의 후기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 에세이집 [소설 이외]에 재수록
고딕 로망이라는 말을 안 것은 애독하고 있던 소녀만화잡지에서였다.
나의 기억에 의하면 '운명에 이끌려, 변경의 저택이나 성으로 찾아온 히로인이 수수께끼 어린 무서운 일들과 조우하는 이야기' 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고딕 시리즈라 이름하여 매회 장편과 단편 작품을 게재한다, 라는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야마다 에미코, 타다츠 요우코, 미하라 쥰 등이 등장한 그 시리즈는 모두가 걸작들만 모여 있었다.
다음으로 고딕 로망을 의식한 것은 TV에서 히치콕의 영화 '레베카'를 보았을 때였다. 맨덜레이의 장려한 저택에 정신을 빼앗기고, 거기 머무르는 전처 레베카의 불길한 그림자에 두려워하면서도 매료되었다. 듀 모리에의 원작을 읽고 그 재미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고딕 로망인 전기물에도 닿는 것이 당연하니, 나카무라 료나 요코미조 세이시의 끈적끈적한 피의 인연에도 한동안 빠졌다.
그러나 역시 정통파 고딕 로망은 내 꿈이었다. 아아, 장려한 서양식 저택에서, 미소녀를 내 마음껏 겁에 질리게 만들고 싶어.
작가가 된 후 처음에는 어떻게든 작품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에 온 힘을 썼다. 무엇을 쓰고 싶은가가 아니라, 무엇을 쓸 수 있을까가 문제였던 것이다. 다음 작품을, 이라는 말을 들어도 자신 안의 서랍이 언제나 텅 비어 있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 두려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흥미를 가진 것을 쓰면 된다고 알게 된 것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을 쓰기 시작했을 때였다. 책이 좋으니까 책 이야기를, 그럼 수수께끼 풀이도 야간열차도 소년소녀도, 라고 연작을 쓰는 동안, 그런가, 그것도 쓸 수 있어, 이것도 쓸 수 있어, 이것도 저것도 다 좋아, 라는 식으로 서랍 안의 물건이 늘기 시작하는 것을, 흥분하며 발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는 고딕 로망을 발견했다. 오오, 그런가.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숙원의 고딕 로망을, 자신의 소설 속에서 쓰면 되지 않는가!
그리하여 나는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를 썼다. 속세와 격리된 기숙학교. 그곳에 편입온 미소녀. 수수께끼 어린 미소년들. 수상한 교장. 파티와 다과회. 불길한 전설. 그리고 살인사건. 와하하하하, 어떠냐! 이런 곳 절대로 존재하지 않지만, 이것이 나의 고딕 로망이다!
(200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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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의미로 "역시 이런 거였어 이사람!" 이라는 감상이 퐁퐁 솟는 에세이다.
온다 리쿠는 확신범. 게다가 유쾌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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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미도리™ 2008/11/08 08:48 # 답글
3월은 붉은 구렁만 읽고 3월 시리즈를 읽지 않았네요!~얼렁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츠쿠모쥬쿠 2008/11/08 14:16 #
읽어주세요~♪
라블루걸 2008/11/08 09:23 # 답글
보리 바다 문고판 해설은 '가사이 기요시' (응?)
츠쿠모쥬쿠 2008/11/08 14:16 #
(응?!)뭔가 무지 안어울리네요;;